---- “나는 프로파간다가 정말 싫다.” 주자오휘- 주자오휘의 프로파간다(선전활동을 전개하는) 물고기에 관한 몇몇 언급 2000년 무렵, 주자오휘는 뮌헨의 예술아카데미에서 수학하고 있었을 때 처음으로 프로파간다 물고기를 그렸다. 그 물고기들은 서구 스타일의 유화였다. 2010년에 중국으로 귀국했을 때 그녀는 중국예술의 뿌리인 수묵화로 되돌아왔다. 지금에 있어서 그녀의 프로파간다 물고기는 먼저 오로지 수련(修鍊)하기 위해서, 그리고 전통적인 수묵기법들을 완성하기 위해서 화선지 위의 물속에서 부산하게 움직이는 것이다. 중국에서 수련은 전통적으로 학생들이 반드시 고대 대가들의 작품을 엄격하고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모사를 통해 닦고 익히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대의 논란은 바로 이러한 모사의 전통이 혁신을 원칙으로 하는 근대 예술계 내부에서 그 한계를 드러낸다는 데 있다. 주자오휘가 학생으로서 독일에서 대면한 것은 이러한 난제다. 그녀는 자신의 묵화를 통해서 전통적 기법을 약화시키지만 상대적으로 전통과 다른 내용은 약화시키지 않는다. 역설적으로 그녀는 물고기 시리즈에서 모택동의 “게릴라는 반드시 바다를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사람들 사이에서 움직여야만 한다”라는 유명한 구절을 인용한다. 대중은 한 번도 자기 고유의 생각과 욕망을 가진 개인들의 집단으로 간주된 적이 없었다. 순간적으로 떠올린 것은 공산당의 지시에 의해 중국 인민들이 대문화운동 기간에 푸른색 작업복을 입었다는 것, 즉 유니폼을 입은 대중이었다는 것이다. 오늘날 유니폼은 서구식의 유행을 따르는 옷으로 대체되었다. 중국인들은 개인의 집단으로 돌연변이가 되었고 게릴라들은 고독한 전사가 되었다. 하지만 프로파간다는 어떠한가? 프로파간다, 즉 선전은 사람들로 하여금 대열에 들어가는 것을 피할 수 없게 한다. 프로파간다는 하나의 단언된 주장(an assertion)이다. 하지만 그녀의 물고기들은 개인들로, 자신의 개인적 특성을 살아가는 게릴라로 보인다. 주자오휘는 프로파간다 물고기 시리즈에서 이러한 충돌을 “논의한다.” 근래에 중국 정치인들이 중국전통에 미치는 서구의 영향력과 싸우는 어떤 역설이 있다. “유교”는 “현대 중국인들의 정신적 세계를 이루는 역사적 근원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민족적 특성”을 이해하는 열쇠다”라고 중국의 정치인은 말했다. 예를 들어 조상들에 대한 존경(禮)을 나타내는 충과 효는 유교의 두 덕목이다. 비판에 열려있다는 것은 조화를 어지럽힌다.호어스트 바우어(Horst Baur), 창샤(長沙)/뮌헨, 2016년 6월.번역: 정현주 “I hate propaganda.” Zhu ZhaohuiSome notes to Zhu Zhaohui’s Propaganda Fishes Around the year 2000, when Zhu Zhaohui studied at the Art Academy in Munich, Germany, she painted her first Propaganda Fishes, at that time in oil on canvas in Western style. When she returned to China in 2010 she went back to the roots of Chinese art, to classical ink painting. From now on her Propaganda Fishes are to bustle in water on rice paper, at first only in order to practice and to perfect traditional techniques. The practice is traditionally first learned by rote. The student must copy the works of ancient masters strictly and continuously. In contemporary times, debate emerged on the limits of this copyist tradition within modern art scenes where innovation is the rule. Zhu Zhaohui faced this dilemma as a student in Germany. But she undermines it in her ink paintings: traditonal techniques but different content. In an ironic way she paraphrases in her series Propaganda Fishes a famous dictum by Mao Zedong: ”The guerrilla must move amongst the people as a fish swims in the sea“. The masses were never seen as an amount of individuals with own ideas and desires. Just as a quick reminder, on directive by the Communist Party Chinese people wore during the Great Cultural Revolution blue fatigues: a mass in uniform. In our days the uniforms were replaced by fashionable clothing in Western style. Chinese people mutated into an amount of individuals. The guerilla became lone fighters. But what about the propaganda? Propaganda forces people into line. Zhu Zhaohui “discusses” this conflict in her series Propaganda Fishes. Propaganda is an assertion, but her fishes are shown as individuals, shown as guerilla living their individuality. In these days there is a certain irony that Chinese politicians fight Western influence on Chinese culture. “Confucianism” is the key to understand “the national characteristics of the Chinese as well as the historical roots of the spiritual world of the present-day Chinese”, a Chinese politician said. Two Confucian virtues are loyalty and filial piety which stands for respect, e.g.for ancestors. Open criticism disturbs harmony. Horst Baur ----- ‘프로파간다’(Propaganda): 두 사람 혹은 두 세계의 ‘충돌’에 관하여 호어스트 바우어(H. Baur)의 짧은 글은 주자오휘(朱朝晖)의 그림에 대한 해석이자 하나의 질문이기도 하다. 어느 면에서도 친절하지 않은 그의 글이 제기하는 것은, 자신의 아내이기도 한 주자오휘의 물고기 그림과 집단행위를 추동하는 ‘프로파간다’라는 낱말의 사용이 그에게 불러일으키는 낯선 지점,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적 충돌에 대한 비판적 물음이다. ‘프로파간다’란 일정한 의도를 갖고 세론을 조작하여 사람들의 판단이나 행동을 특정의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선전 활동을 의미한다. 주자오휘는 자신의 작품에 모택동의 “게릴라”를 언급하여 부연하고 있지만, 바우어의 글에서는 지극히 개인적 특성을 살아가는 물고기와 ‘프로파간다’라는 어휘의 결합을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알 수 없는 그의 난감함이 전해진다. 바우어가 보기에 집단주의와 개인주의의 조화는 둥근사각형과 같은 형용모순(oxymoron)이다. 사실 그의 질문은 ‘프로파간다’와 같은 서구문화의 개념, 혹은 기호들이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사용되면서 본래의 어휘에 포괄되는 역사적 의미가 전혀 고려되지 않다는 데 있다. 그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또는 전혀 무의미해 보이는 방식으로 개념의 의미가 확장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프로파간다’적 물고기가 “자신의 개인적 특성을 살아가는 게릴라들”이라고 정의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개념의 충돌을 서구의 개인주의 문화와 중국의 유교 전통 혹은 마오쩌뚱의 유산을 결합하는 데서 오는 것으로 이해하려한다. 그러나 그의 물음은 부부로서 바우어와 주자오휘의 실제적 삶의 “조화(harmony)”를 어지럽힌다. “나는 프로파간다가 정말 싫다”라는 주자오휘의 단언은 그녀가 그의 이 비판적 물음에 상당히 답변하기 어려워했음을 보여준다. 그녀는 물고기들에게 왜 프로파간다라는 낱말을 명명하는 것일까? 물고기들은 주자오휘의 어떤 심리적 지형(psychological topography)에서 헤엄치는 것일까? 그녀의 물고기가 바다를 헤엄치는 물고기와 같은 게릴라로 부연된다 하더라도 내게 있어서 ‘프로파간다’라는 어휘는 그녀의 고유한 문법처럼 읽힌다. 프로파간다 물고기는 주자오휘가 고유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삶의 다양한 사건들을 설명하면서 생겨난다. 그녀의 회화는 자신이 삶에서 야기하는 존재 영역이고 개인적 경험을 표출하는 주자오휘의 심리적 공간이다. 거기에는 그녀가 살아가는 세계에서 자신의 삶에 깊이 관여된 사람들의 삶이 언급되기도 한다. 2.5미터 길이의 화폭에서 물고기들은 白賀斯(바우어의 중국 이름) 사이를, 또는 바우어가 종종 자신의 아트 프로파간다 작업에 사용하는 모택동의 이미지들 사이를 돌아다닌다. 저 물고기들은 자오휘 자신이다. 어쩌면 ‘프로파간다’란 한 사람, 또는 몇몇 사람들의 삶이 주자오휘 자신에게 깊이 미쳤던 영향을 단순히 투사한 개념일지도 모른다. 개인의 삶에서 느끼는 고유한 가치를 담아내고 표현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물고기들은 ‘프로파간다’라는 개념을 이것의 본래적 쓰임으로부터 분리시킨다. 동시에 이것은 주자오휘의 일상적 삶과 회화와 부합하여 드러나는 행복함이라는 구체적이고 충만한 의미를 전개한다. 이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과의 ‘조화’를 표현하는 하나의 시적 시선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삶의 총체적 의미로서 그 세계를 심미(aesthetics)적이라고 느끼고 우리를 자신의 세계로 초대하고 있다. 물고기들은 “화선지 위의 물속에서 부산하게 움직”인다. 주자오휘의 시선은 자신의 삶을 따뜻하고 때때로 서늘하게 드러낸다. 저 긍정성은 일상적 경험을 통해 우리가 자기도 모르게 실현하는 미적인 체험이다. 그것이 게릴라적 중국인의 삶을 나타내는 것이든 아니든 간에 나는 이 아름다움에 깊이 감응한다. 프로파간다 물고기라는 이 시적 시선의 가치는 모든 형상과 개념에 대해 옳고 그르다는 판단을 놓아버리고 우리로 하여금 삶에 대한 긍정성 안에서 오랫동안 쉬게 만드는 데 있다. 주자오휘의 세계 앞에서 ‘프로파간다’를 진심으로 싫어했던 것은 어쩌면 바우어 자신이 아니었을까. 정현주, 독립 큐레이터, 2016년 7월. 광주 “宣传”—–关于两个人亦或两种文化间的冲突 白贺斯的简短书评既是对朱朝晖之水墨画的一种解析,又是对其的一种疑问。即使作为白贺斯妻子的朱朝晖,她的鱼图和她用来表达推动团体行为的“宣传”一词,白依然强硬地用冰冷的文字对难以理解的概念性冲突进行了批判性质疑。 所谓的“宣传”就是带有一定的意图,制造舆论,引导人们的判断及行动向一定方向发展的宣传活动。朱朝晖尽管谈及并将自己的作品比喻为毛泽东的“游击队”,但白在其文章中写道:“极具个性的鱼与‘宣传’这一词语的组合令他很费解”。在白看来,集团主义和个人主义间的关系如同圆形和四边形间存在的矛盾一样。 事实上,他的疑问是“宣传”一类的西欧文化概念亦或是文字符号,在迥然不同的文化圈中使用,全然不考虑其本身含义及历史意义,而是以一种难以接受的方式,或是全无意义的方式将其含义扩大化。朱朝晖将“宣传”鱼定义为“带有自身个性的游击队”,这样的概念性冲突要通过将西欧的个人主义文化,同中国的儒教传统或是毛泽东文化遗产相结合,才能理解。然而白的疑问已打破了白与朱朝晖作为夫妇在实际生活中的和谐。 朱朝晖的“我讨厌宣传”这一言说,在白的疑问面前显得苍白无力。朱朝晖为何用“宣传”这一词语对鱼儿们命名?鱼儿们在朱朝晖何种心境之中穿梭往来呢?她的鱼即使被称为是大海中游弋的鱼儿一样的游击队,但对我而言“宣传”可以看做是她自身固有的一种语法格式。宣传鱼是朱朝晖通过固有的方式来表达多个事件,她的作品实际上表现了其现实生活和个人经验的心理状态。在作品中亦会提到与其密切相关之人的生活。 2.5米长画幅中的鱼儿们,在白与白在其自身艺术“宣传”工作所使用的一系列毛泽东印象间辗转。鱼儿们就是朱朝晖本身。很难说或许 “宣传”是一个人或几个人对朱朝晖的生活产生巨大影响之后,而生成的一种投射性概念,将鱼儿们通过与之本义不同的“宣传”来表现出她在生活中个人价值,这既与朱朝晖的生活与绘画相符合,又表达出了她意远而又具体的“幸福”。这是生活和谐而表现出的诗般视线,正因为如此,她通过个人经验而感受世界之美,并邀请我们进入她的世界。 画卷中鱼儿们活蹦乱跳的样子,温暖而又轻描淡写地呈现出了朱朝晖眼中的生活。值得肯定的是我们在不知不觉中,通过生活实践经验实现了对美的体验。那是我在游击式中国人的生活与否间深深感受到的美。宣传鱼是在诗般的视野下对形象与概念进行正确选择之后而下的判断,让我们在肯定生活的同时更加持久而又简单地生活。朱朝晖的世界中,曾经真心讨厌过的“宣传”难道不是白贺斯之言吗? 丁玄珠独撰, 2016年7月于光州. 郑辉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