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개의 눈

「여섯 개의 눈, 위안부할머니의 일상-안세홍·야지마 츠카사 사진전」 

참여작가 : 안세홍, 야지마 츠카사 矢嶋 宰 

전시기간 : 2023. 1. 18. (수) ~ 2. 26.(일)까지

전시장소 : 갤러리 포도나무 (광주광역시 남구 백서로 79-1)

공동기획자 : 유재현, 정현주

주최 및 주관 : 갤러리 포도나무

후원 : 유럽Art5예술협회, 시민자유대학, 정의기억연대


이번 전시는 가옥이라는 장소성을 통해 위안부 할머니의 일상을 재배치합니다. 따라서 갤러리 포도나무의 공간으로부터 서재와 안방까지 전시가 이어집니다. 안세홍 작가는 동티모르 등 중국과 한국 이외의 아시아 지역에서 기록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컬러 사진을 전시합니다. 그의 작품은 사선의 구도와 색감이 강렬하며 이를 통해 위안부 할머니들이 자신에게 가해진 전쟁의 폭력에 여전히 분노하고 잊지 않았음을 표현합니다. 야지마 츠카사 작가는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하고 중국에 남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일상을 담은 흑백사진을 전시합니다. 그의 작품은 매우 연한 색감과 단정한 구도를 사용해 할머니의 소박한 일상을 잔잔하게 보여 줍니다. 두 작업은 다른 결의 시점과 정서를 보여주지만 우리와 다름없이 일상을 영위하는 인격을 지난 존재로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드러냅니다. 여기에는 존재에 대한 애정에 찬 헌사가 심어져 있습니다. 초대합니다. 전시를 관람하고 가옥의 따뜻한 안방 아랫목에서 등을 기대고 앉아 차를 드실 수 있습니다. 


전시 서문


1.

오늘날 우리 사회는 종군위안부에 대한 혼란스런 논란과 역사수정주의(historical revisionism)적 왜곡에 직면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인간 개인의 존엄을 훼손한 역사를 묻고 이를 아카이빙하여 후세에 전달하기 위한 우리 시대의 노력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운다. 전시 「여섯 개의 눈, 위안부할머니의 일상–안세홍·야지마 츠카사 사진전」(이하 「여섯 개의 눈」)에서 우리는 두 사진예술가의 지난한 노력과 만난다. ‘여섯 개의 눈’은 안세홍과 야지마 츠카사(矢嶋 宰)라는 두 명의 사진예술가와 이들이 사용한 카메라를 상징한다. 기묘하게도 안세홍¹은 한국에서 태어나 일본으로, 야지마 츠카사²는 일본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그들 삶의 터전을 교차하여 이주하지만, 동아시아 근대사에서 은폐되었던 위안부할머니의 존재를 찾아 오랫동안 사진으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그들의 궤적은 일치한다. 전시 「여섯 개의 눈」은 한때 위안부였던 ‘존재’에 대한 기록이다. 동시에 저 사진들은 이 일에 전념한 두 사람의 발자취를 되비춘다. 사진 속의 주인공은 자연스러운 삶의 공간을 배경으로 의식적으로 카메라에 시선을 두고 있다.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굳게 다문 입에서 조용히 흘러나오는 그들의 이야기다. 주변의 일상은 차분히 정돈되어 있다. 이부자리는 가지런히 개켜져 있고 조금 낡은 옷마저 단정하다. 이 여성들은 사적인 시공간의 주인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도록 초대받았다. 사진은 이들을 종군위안부로 끌려갔던 생존자라거나 위안부 문제로 싸우는 투사의 틀에 가두어 보여주기보다 인격과 존엄을 지닌 개인으로서 온전하게 지금 존재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사진예술가들의 이러한 재현은 인간 존재라는 실제적 사실에 근접한다. 이들의 직관적 접근은 위안부라는 국가 간 이해 혹은 소모적 논쟁 안에서 우리가 놓치는 것이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게 하며, 현재의 모든 정치적 논란을 넘어서 삶의 모습들을 은폐하는 모든 복잡한 쟁점들을 불가사의하게 침묵하게 만든다. 


2.

방법론적으로 전시의 일차 목적은 현대미술로서 안세홍과 야지마 츠카사 사진작업의 예술적 완성도를 보여주는데 있다. 갤러리 포도나무가 속한 가연지소는 사진 속 일상의 배경을 연상시키는 가옥이다. 이곳에 설치된 사진들은 할머니들의 일상처럼 장소에 스며든다. 이러한 장소성은 관객들에게 할머니들의 일상을 마주하는 것처럼 작품에 대한 직관적 이해와 심미적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격려한다. 「여섯 개의 눈」은 기록으로서 사진작업을 간과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예술적 재현으로서도 관심을 갖는다. 또한 이번 전시는 관객과 두 예술가, 연구자가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정의연의 이나영 교수의 강연과 토론, 작가와의 대담은 관객이 전시를 보면서 갖게 되는 질문들을 함께 질의·답변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아울러 이 부대행사들은 작품에 대한 배경지식과 이와 연관된 정보를 확인하고 오늘날의 위안부 쟁점을, 즉 위안부할머니 일상의 재현과 이를 기록하는 우리 시대의 책임을 예술 및 다양한 층위의 관점에서 질문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차후에도 이와 유사한 기획들이 지역의 미술행사에 자리 잡도록 이번 행사가 긍정적 사례가 되기를 소망한다. 


 2023년 1월 

모든 협력을 대표하여 정현주 씀

야지마 츠카사  www.tsukasa-yajima.com

1971년 일본 타카사키에서 태어났다. 와세다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니폰 사진연구소에서 사진전공을 했다. 이후 일본 아사히 신문외 여러 언론매체에서 사진가로 활동했다. 현재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집에서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기획관리하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한국에서 온 학생들과 2차대전시 일본의 한국인 강제노동자 유골 발굴 작업에 함께하면서 한일역사 속 일본 제국주의의 참상을 파해치는 일에 청년기를 바쳤다. 이후 한국을 방문하고 나눔의집에서 활동가로 참여했다. 이때 만났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사진작업을 시작했으며, 이후 독일 생활을 하면서도 아시아 정치사회 이슈를 민감하게 담아내는 작품과 전시기획에 참여했다.


안세홍  www.juju-project.net

한국 강원도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장애인, 일본군 성노예, 인권 등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을 하고 있다. 1996년 부터는 한국의 일본군 성노예 피해 여성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필리핀, 중국 등 아시아에서 현지 피해 여성 140여 명을 기록하고 있다. 2012년에는 일본 도쿄 니콘살롱에서 피해여성들의 사진전을 진행하였으나 니콘 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중지되기도 했다. 현재 피해 여성들의 기록과 지원을 위한 ‘겹겹프로젝트(JUJU project)’ 를 한국과 일본에서 진행하며 사진으로 사람들의 무관심을 관심으로 바꾸며 공공예술로써 문제 해결의 또 다른 실마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저서로는 「나는위안부가 아니다」 글항아리, 「겹겹-중국에 남겨진 조선인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 서해문집(한국)과 Otsuki Shoten(일본) 등이 있다.



<부대행사> 

콜로키엄 “예술 속 위안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 운동사와 탈/식민 재현” 

강연 : 이나영교수(사회학, 중앙대, 정의기억연대)

사회 및 토론 : 박의연박사(윤리학, 전남대)

시간: 2월3일(금), 15시-17시

장소: 전남대 인문대 1호관 313호(현공세미나실)
, 광주 북구 용봉로 77

문의: 시민자유대학 


작가와의 대화

참여작가 : 안세홍, 야지마 츠카사

대담 : 정현주(철학, 독립연구자)

날짜: 2월4일(토), 17시-18시

장소: 가연지소 서재, 광주 남구 백서로 79-1

문의 062-655-7900@art5.eu @gallery_podona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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